ankimo 2022. 9. 18. 00:31

사는 것은 괴로움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서 저것이 생겨나고

저것이 사라지면서 이것도 사라지는

인연의 법칙

 

겪어보기 전에는 잘 와닿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일을 할 때에는 관두고 싶고

관두면 뭐라도 하고 싶어지고

답답하고 외롭고 조급해지기 쉽다.

 

이렇게 무엇이든 있으면 괴롭고 없으면 아쉬워서 괴롭다.

괴로움은 욕심, 다시 말해 집착 때문에 생긴다.

 

그리고 이로 인한 2차적인 행동으로

업을 짓고 그 결과를 보게 된다.

 

영어로는 1차적인 고통인 Pain이 있고

그 뒤로 내가 하는 행동, 생각으로 따르는 Suffering으로 구분한다.

 

무엇이든 생겼다가 머물고 사라지기에 형태가 없고

집착할 것도 없다.

공하다, 비어있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가 아니라

이런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

 

다시 말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괴로워서 죽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다.

벗어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고통은 무지에서 온다고 한다.

즉 모르기 때문에,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괴로움을 느끼는 원인을 알고 거기서 벗어나면

평안해진다.

 

윤회라는 장치는 이걸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도망치면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런 존재를 중생이라고 말한다.

 

윤회를 벗어나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

곧 괴로움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덕을 쌓고 좋은 업을 지으면 그게 내 복이 되고

나에게 좋다.

 

이를 알면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거나 할 때에는

빌린 돈을 갚듯 고맙게 그리고

아쉬움 없이 속 시원하게 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을 돕는 것까지 생각을 넓히게 된다.

 

그럼에도 사람이 욕심이 없을 수는 없다.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정진하는 것은 기쁨이다.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하는 것이 가장 나에게 좋다.

 

여러 가지 일에 치이면 이런 생각을 또 잊게 된다.

다시 전의 습성으로 돌아간다.

청소를 한다고 해서 평생 깨끗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먼지를 털고 때를 닦아야 한다.

 

모르는 상태에서 벗어나 바르게 알고

그걸 유지하고 되새기는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결국 괴로움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대부분 내가 불편한 마음을 내는 것인 경우가 많다.

 

끓는 냄비에 찬물을 넣으면 결국 또 끓어넘치기에

불을 꺼야 한다.

 

곡의 가사로도 매번 써놓고서 이렇게 오늘처럼

답답해지는 날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먼지를 털어내니까 다시 마음이 편해졌다.

가끔은 그게 법문을 듣는 것이 되기도 하고

경전을 읽는 게 되기도 하며 명상이 되기도 하고

오늘처럼 일기를 쓰게 되기도 한다.

 

삿된 생각을 할 이유도 틈도 없다.

그럼 이제 다시 해야 할 일을 하자!

 

다음 주면 공연이고! 새 싱글도 절반은 해냈고

신곡도 작업 들어가야 하고!

외주도 해야 하고! 극비의.. 컴필도 해야 하고

연습도 하고~

 

촬영도 네 개나 해야 하고!

 

...

우선 오늘은 마저 쉰다!